서울 목동 대성학원 박노일 대표는 18일 “ ‘반수를 희망하는 학생을 위한 주말 재수 종합반’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10일부터 수강생을 모집한 결과 수백 통의 문의가 쏟아졌다”며 “우선 50여명으로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운영되는 의대반, 교대반, 인문계반, 자연계반 등 4개 반을 만들어 17일부터 강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른 주요 입시 학원들도 “예년과 달리 전화 문의가 빨리 시작됐다”고 말했다. 원래 반수생은 대학이 휴학을 인정해 주는 4월 이후에야 학원에 문의를 한 뒤 본격적인 입시 준비를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2008년 대입제도가 변수로 작용했다.
한 대입 학원의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2008학년도 입시가 내신 위주로 변경된다는 것 때문에 내신이 나쁜 학생들은 아예 재수를 시도하지 않아 재수생이 예년보다 적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최근 연세대와 고려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이 내신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수능만으로 뽑는 전형을 만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일부 대학은 검정고시 수험생 이외에 재수생에게도 수능 성적이 높으면 그에 따라 내신 성적도 올라가는 이른바 ‘비교 내신제’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학원가에서는 올해 반수생들이 예년의 2배에 달하는 최대 2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고 있다.
종로학원 김용근 이사는 “반수생은 수능시험으로 원하는 대학에 다시 시도해 보고 안 되면 현재 다니는 대학을 다녀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반수생들과 입장이 다른 현재 고3이나 재수생들은 다른 전략을 써야 한다. 대성학원 이영덕 이사는 “내신과 논술 2가지로 신입생을 뽑거나 내신과 수능, 논술을 모두 감안해 선발하는 대학 정원이, 수능만으로 뽑는 정원보다 더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웨이 중앙교육 이만기 이사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지원할 학생들은 수능, 논술을 먼저 공부하면서 내신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 휘문고의 신동원 교사(서울시 진학진로정보단장)는 “수능시험 준비만 하다 만에 하나 수능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면 내신이나 논술 등을 주로 평가하는 다른 대학에 지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정성진 기자 sj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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