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소비에서 이미지 소비로...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방송에서는 소비절약 캠패인 운동을 했습니다.
정부와 시민단체 언론이 모두 한목소리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장려했습니다.
과소비는 경제에 악영향이라고 배척했었습니다.
이러한 목소리는 우리나라에 아엠에프라는 경제위기를 거치고 나서부터는 거의 사라져 버렷습니다.
소비라는 것이 자본주의를 이끌고 가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라는걸 이제야 정책 전문가들이 아았는지는 모르지만 이제 정부의 경제경책은 어떻게 하면 국민과 기업의 소비를 늘릴것인가에 모든 국내경제정책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소비가 어떻게 시장 경제에 작용을 하고 어떻게 국내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가?는
굳이 여기서 말하지 않아도 될만큼 이제 상식이 되어버렸습니다.
한 나라 국민의 소비행태가 심지어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티브이 뉴스에서 한국 소비자들의 휴대폰 자주 바꾸기 실태를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그 앵커는 친절하게도 한국소비자들의 휴대폰 자주 바꾸기는 분명 외국 소비자들에 비해서 비합리적 소비행위로 국가적으로 보아서도 자원의 낭비라고 국민들에게 나름대로 따끔하게 충고하기도 했습니다.
이 뉴스는 참 많은 모순을 우리에게 제공합니다.
그 중에서 첫 번째 모순
자 과연 어떤 소비행위가 합리적일까요?
우리가 흔이 생각하는 것처럼 자신의 소득수준에 맞추어야 합리적인 소비일가요?
소득이 없는 대학생이 첨단 휴대폰을 가지는 것은 비합리적인것인가?
국민소득 일만불인나라에서 디지털티브이를 구입하는 것은 비합리적인가?
아니면 자신의 눈높이 맞추는 것이 합리적일까요?
아니면 자신의 생활 스타일에....
이렇게 조금만 깊이 파고 들어가다 보면 소비에 있어서 합리적이란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합리적이라는 애매모호란 생활의 이데올르기에 맞추어 소비할려고 노력해 왔고 또 나름대로 합리적인 소비행위를 한다고 늘 생각하며 살아 왔습니다.
그 기준을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만들 수가 없는데도 말입니다.
심지어는 언론에서도 .정부에서도 합리적으로 살아라고 강요해 왔습니다. 그 합리적인 것의 기준도 제시하지 않은체...
.합리적으로 살아야 잘 산다는 현대인의 미신같은 이데올르기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 중에서도 가정의 소비행위를 책임지는 주부들에게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가져다 주었습니까?
나는 과연 남편이 벌어다준 월급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고 소비하는 현명한 주부일까? 하는 심리적 압박감은 결국 소비행위의 즐거움을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 모순은 국가 경쟁력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소비자의 휴대폰 자주 바꾸기는 분명 유럽의 여타 선진국에 비해서 극성스러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비난받을 소비행위일가요?
그 뉴스에서 기자는 휴대폰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기능인 전화기능에 아무 문제가 없는 멀쩡한 휴대폰을 단지 기능이 떨어진다는 이유와 디자인이 구형이라는 이유로 신형으로 교체하는 소비자의 행위를 비난했습니다
이 비난이 과연 타당한 비난일까요?
이 행위를 비난하는 근거는 어떤 물건의 가치를 사용가치에만 중심을 두는 전통적인 가치기준의 결과입니다.
그럼 반대로 지금은 아무 쓸모도 없는 골동품을 비싸게 구입하는 것은 아무 가치가 없는 소비행위라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세계에 자랑하는 첨단 휴대폰 강국으로 우뚝 선 그 바탕에는 바로 그 첨단제품에 열광하고 그것을 소비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국내의 소비자가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이러게 볼 때는 우리나라 소비자는 적어도 휴대폰 소비에서는 세계제일의 경쟁력을 갖춘 소비자 집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코 비난받을 소비행위가 아니라 칭찬 받아야 할 행위라면 오히려 우리나라의 경쟁력있는 소비행위를 더욱 북돋아 주기 위해서 면세혜택이나 지원금제도 같은 유인책을 더 주어야 할 행위가 아닐까요
세 번째 모순은 바로 합리적 소비에 대한 미신같은 이데올르기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휴대폰을 자주 바꾸는데 드는 지출이 결국 과소비라는 가정이 들어있습니다. 아껴야 잘산다는 소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이제 달라져야 하고 또 점점 바뀌어져 가고 있습니다. 소비는 기업의 생산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시스템이며 어느 정도의 과소비는 개인적으로 일시적인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는 있으나 오히려 소비를 위해 더 많은 돈을 벌어야 겠다는 동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제 합리적인 소비라는 초기 자본주의의 미신 같은 신화는 끝났습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휴대폰의 소비에서 보듯 더 이상 합리적이라는 기준의 눈으로 소비를 하지 않습니다. 기존의 소비형태보다는 다른 무언가의 기준으로 소비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것이 국가의 경쟁력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 무언가 다른 기준은
앞서 이야기한 골동품처럼 내가 어떤 상품을 사용하는 것에서 만족을 느끼는 것보다는 그 상품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을 느끼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이른바 사용가치에서 교환가치 중심으로 소비의 기준이 바뀌어 졌다는 걸 의미합니다.
교환가치 중심의 소비는 이미지의 소비입니다.
그 제품의 실제가 아니라 바로 그 제품이 나타내는 이미지입니다.
하나를 예를 들어보면 디지털 고화질방송이 아직 실시되지도 않는데도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고장한번 나지않은 새것같은 기존의 티브들을 버리고 디지털 티브이를 새로 구입하는 것 같은 것입니다.,,,,바로 그 디지털 티브이가 갖고있는 이미지 때문입니다. 만약 합리적인 소비라면 아직 기존 티브이를 사용하다가 디지털 방송이 개시되고 본격적으로 디지털티브이의 시대가 열리면 더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소비자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그때까지 기다리지 못했습니다. 마치 지금 그것을 사지 않으면 뭔가 시대에 뒤 쳐질 것 같은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디지털 티브이는 이제 단순이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위한 기구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앞서가는 생활의 상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방송을 시청하는 기구로서의 티브가 아니라 새로운 상징으로서 디지털 티브이가 집안에 걸려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전형적인 이미지위주의 소비입니다.
이성적 소비행위가 아닌 지극히 감성적인 소비행위입니다.
그리고 소비자는 그 감성적 소비를 위해서 기꺼이 더 비싼 값을 치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품질이 우수한 국내산 메이커의 신발보다 품질은 믿을 수 없지만 나이키의 마크가 달린 중국제 신발을 더 비싼 값을 지불하고 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 실제가 아닌 가공된 이미지에
그 보이지 않는 이미지에 가치를 부여하고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한 용의가 있는 감성적 소비자들.
새로운 패러다임의 관점에서 보면 이들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소비자 집단일 것입니다. 이러한 경쟁력 있는 소비자들로 넘치는 우리나라
이것은 우리 기업의 축복이자 우리 경제의 새로운 기회이기도 합니다.
* 이진논술의 특강교재임으로 상업용 무단 복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