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大 논술 채점기준표 분석
8일 공개된 주요 대학의 논술 채점 기준은 수험생들이 앞으로 논술을
준비할 때 제시된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력’과 나만의 ‘창의력’에
중점을 둘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대학은 모두 2008년부터
정시나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 비중 확대를 밝힌 곳이다. 수험생들
은 이들 대학들이 지금까지 어떤 기준으로 논술답안지를 평가해 왔
는지를 통해 논술공부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 - 학생만의 관점 전개 집중 평가
◆창의력이 40% - 서울대
서울대는 지난 2005년 논술시험 부활을 앞두고 2004년 채점 기준표
를 만들었다. 김경범(金京範)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는 “이 표는 지
금까지 서울대가 논술 답안지를 평가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가장 큰 기준인
‘창의력’(40%)에서, 학생들이 자신만의 관점을 독창적으로 방식으
로 전개했는지를 평가해 왔다. 가령 ‘기계의 발전이 사회에 어떤 변
화를 미쳤느냐’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 제시와 심층적인 논리
전개 없이 단순한 낙관론만 쭉 나열했을 경우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서울대측의 설명이다. 또 제시문을 정확히 파악, 지문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비판적인 검토가 있어야만 ‘이해·분석력’(20%)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논증력’(30%)에서는 특히 개념
에 대한 혼동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한양대 - 논리 오류·비약 없는지 살펴봐
◆판박이 답안은 걸러진다 - 한양대
다른 대학과 유사하게 한양대의 채점은 두
단계에 걸쳐서 이뤄진다. 본 채점을 하기 전에 채점교수들이 전체 답
안을 일괄적으로 훑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 이를 통해 답안지들
은 크게 상·중·하 세 가지 등급으로 분류된다. 다음은 채점 교수들이
채점 기준표를 적용해 ‘각 채점항목별로 몇 점을 줄 것인가’ 즉, 문항
별 가이드라인이 결정되는 단계. 이를 통해 답안지의 최종 점수가 결
정된다고 한다. 최재훈 한양대 입학처장은 “첫 번째 단계에서 판박이
답안들은 ‘좋지 못한 답안지’로 곧바로 분류돼 낮은 점수를 피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한양대는 ‘창조성과 비판력’ 항목에서 ▲핵심생각이 통일되어 있는
지 ▲논리의 오류·비약은 없는지 ▲비판은 타당성이 있는지를 평가한
다.
성균관대 - 제시문 잘못 이해하면 5% 감점
◆제시문 잘못 이해하면 낭패 - 성균관대
성균관대의 2007학년도 수시1학기 논술시험(인문계)의 채점 기준은
‘이해력’에 중점을 뒀다. 30%가 배분된 ‘제시문의 내용 이해 및 통계
자료 해석능력’ 항목에서, 제시문을 잘못 이해한 답안은 문항별로
5%까지 감점됐다. ‘독창성 및 비판능력’(20%) 항목에서는 주장이 창
의적이고 통찰력이 있다고 판단된 경우에만 만점을 줬다. 자연계 논
술에서도 ‘제시문을 얼마나 정확히 판단, 문제 해결에 얼마나 적절하
게 사용했는지’, ‘과학적 사실을 얼마나 논리적·독창적으로 논술했는
지’가 주요 평가항목이었다.
서강대 - 독창적이고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구체적이면서 독창적으로 서술해야 - 서강대
서강대는 일반적인 기준 대신, 2007년 수시2-1 논술시험(인문계)에
적용된 ‘문제별 채점 기준’을 공개했다. 서강대는 당시 출제된 세 문
제별로 상세한 채점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첫 문제는 ‘라다크 사람
들의 삶의 변화에 관련, 제시문 〈나〉의 관점을 평가하고 본인이 생
각하는 라다크의 바람직한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채점기준표’는 변별력을 가질 수 있는 요소로 ▲지속 가
능한 개발모델이 언급되고 있는지▲유기농법, 생태도시 건설, 도시
농업 등이 예로 제시되고 있는지 등을 상세히 명시하고 있었다. 서강
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독창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좋은
답안”이라고 말했다.
2006. 11.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