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분석실

이제 2009학년도 정시모집이 마무리되어 2010학년도 대입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010학년도 대입은 1학기 수시모집의 폐지와 입학사정관제의 확대 실시 등이 특징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미 2007년부터 대부분의 대학들은 수시 1학기 모집을 폐지해왔으며, 입학사정관제도 선발 인원이 한정된 몇몇 특별전형에만 제한되어 실시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요인들은 중요한 변수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2010학년도 대입은 2012년의 대입 자율화와 3불 정책의 폐지 논란 등으로 대입 전형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예고되어 있는 상황에서 치러진다는 점에서, 그러한 상황 자체가 중요한 변수로 나타나고 있으며 수험생들의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2010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어떠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가를 자세히 살피는 일은 올해 대입 시험을 치르게 될 수험생뿐 아니라, 앞으로 입시를 준비해야 할 중3～고2의 예비 수험생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010학년도에 나타난 변화를 통해 2012학년도 이후에 나타날 대입 전형의 모습도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으며, 또한 예측해 보려는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1. 수시모집

(1) 수시모집 선발 인원의 확대

2010학년도에 전국의 198개 4년제 대학이 모집하는 인원은 모두 378,141명으로, 이 가운데 수시모집으로 전체 모집정원의 57.97%인 219,795명을 선발한다. 2009학년도의 214,481명(56.67%)보다 5,314명(1.2%) 늘어난 숫자인데,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2007학년도에 51.5%로 절반을 넘어선 뒤 계속해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표 1] 2005 ~ 2010 수시모집 선발 인원의 변화

주요 대학들도 수시모집 선발인원을 꾸준히 늘려,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들은 모집인원의 50% 이상을 수시모집에서 선발한다. 2010학년도에는 특히 건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등의 대학이 전년도보다 수시모집의 선발인원을 늘렸다. 건국대(서울)는 1,610명(48%)을 모집하여 2009학년도의 1,460명(43.5%)보다 4.5% 정도 늘렸으며, 서강대는 전체 모집인원 1,849명 가운데 59.4%인 1,100명을 수시모집에서 선발하여 3.2% 정도 늘렸다. 성균관대는 57.9%인 2,313명을 선발하여 3% 정도 모집인원이 늘어났으며, 중앙대는 전체 모집인원의 57%인 1,562명을 수시모집으로 뽑아 2009학년도의 1,071명(36.7%)보다 무려 500명 가까이나 선발인원을 늘렸다. 특히 2009학년도에는 안성캠퍼스에서만 실시했던 수시 2차의 학생부 우수자 전형을 서울캠퍼스에서도 실시해 249명을 학생부 교과 성적을 중심으로 선발한다. 한국외국어대(서울)도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을 제외한 수시모집 선발인원을 649명에서 791명으로 크게 늘렸다.

[표 2] 주요 대학 수시모집 선발인원 비율

한편, 전통적으로 정시모집으로만 학생을 선발한다는 인식이 강했던 교육대에서도 점차 수시모집 선발 인원을 늘리고 있다. 2010학년도에는 경인교대, 서울교대, 부산교대, 진주교대, 춘천교대, 청주교대와 공주교대 등이 수시모집을 실시하여 2009학년도보다 수시모집 실시대학과 모집인원이 크게 늘었다.

[표 3] 2010학년도 교육대 수시모집 실시대학과 모집인원

(2) 논술 등 대학별 고사를 중심으로 한 전형의 확대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전형요소들의 반영비율을 결정하면서 수시모집의 전형 유형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으며, 모집 시기마다의 전형 특성도 더욱 뚜렷하게 구분되고 있다. 대학들은 대체로 수능 이전에 전형이 실시되는 수시 1차에서는 학생부 성적이나 논술, 심층면접 등 다양한 전형 요소를 활용해 학생을 선발하며, 수능 이후에 실시되는 수시 2차에서는 논술고사 등 특정한 전형 요소를 중심으로 한 전형을 실시한다. 수시 2차 전형에서는 최저학력 기준과는 별도로 수능 성적 기준을 두어 우선 선발을 실시하는 대학들도 늘고 있다.

그리고 단계별 전형을 통해 학생부와 논술ㆍ면접 등의 대학별 고사가 종합적으로 평가되었던 것이 전통적인 수시모집 전형의 특징이었다면, 최근의 수시모집에서는 일괄합산 방식의 전형이 늘고 있으며, 학생부나 논술고사 등 특정한 요소만으로 선발하는 전형도 늘고 있다.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더라도 1단계의 선발인원이 많아 실질적으로는 2단계의 특정한 전형 요소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형 유형이 다양화하고 수시모집 선발인원이 늘어나면서 학생부 교과 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한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도 늘고 있지만, 이것이 전체적으로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의 영향력을 늘리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교과 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한 전형은 수시모집의 전체 모집인원 가운데 일부에 제한되고 있으며, 나머지 전형들에서는 논술이나 심층면접 등 대학별 고사의 영향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2010학년도에도 각 대학들은 모집 시기에 따라 학생부나 논술고사, 면접고사, 서류평가 등 특정한 전형 요소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나타나는 형태로 전형들을 다양하게 세분화하고 있다. 고려대는 수시 1차에 실시되는 학생부 우수자 전형은 학생부 교과 90%, 서류평가 10%의 성적만으로 선발하지만, 수능 이후에 전형이 실시되는 수시 2차의 일반전형은 학생부 교과 90%와 서류 10%로 1단계 전형을 실시한 뒤에 2단계에서 학생부 40%, 논술 60%로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1단계의 선발 인원이 2009학년도에는 15～17배수를 선발하였고, 2010학년도에는 25～30배수를 선발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실질적으로 논술고사가 당락을 좌우하는 셈이다. 게다가 수능의 일정 기준을 만족시키는 지원자는 논술 100%의 성적으로 우선 선발한다. 연세대도 수시 1차의 교과성적우수자 전형은 학생부 교과 90%, 비교과 10%의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그리고 수시 2차의 일반우수자 전형은 학생부 50%, 논술 50%의 성적으로 선발하는데, 수능의 일정 기준을 만족시키는 지원자는 학생부 20%, 논술 80%의 성적으로 선발한다. 고려대와 마찬가지로 수시 2차 전형은 논술고사와 수능 성적을 중심으로 선발하는 셈이다. 고려대와 연세대 각각 학생부를 중심으로 한 수시 1차 전형에서는 450명과 250명을 모집하지만, 논술고사와 수능을 중심으로 한 수시 2차 전형에서는 1063명과 912명을 모집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한 사항이다.

그 밖의 대학들도 논술 등 대학별 고사의 비중을 갈수록 높이고 있는데, 이화여대는 수시 1차에서 600명을 모집하는 일반전형을 논술 60%, 학생부 40%로 실시하지만, 모집인원의 50%는 논술 80%, 학생부 20%의 성적으로 우선 선발한다. 한국외국어대도 학생부 70%, 논술 30%의 성적으로 선발하던 수시 1차의 일반전형을 학생부 40%, 논술 60%로 논술고사의 비중을 더욱 높였다. 그리고 수시 2차의 일반전형Ⅱ는 논술고사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성균관대는 전체 모집인원의 28%인 1128명을 선발하는 수시 2차의 일반학생 전형에서 수능의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지원자를 대상으로 모집인원의 50%를 논술고사 성적만으로 우선 선발하며, 나머지 모집인원은 논술 60%와 학생부 40%로 선발한다. 중앙대도 수시 2차에서 학생부우수자 전형은 학생부 성적만으로 249명을 모집하지만, 논술우수자 전형은 학생부 40%, 논술 60%의 성적으로 757명을 모집하며, 수능의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지원자를 대상으로 모집인원의 50%를 논술고사 성적만으로 우선 선발한다. 한양대도 수시 2차의 일반 우수자 전형을 학생부 40%, 논술 60%의 성적으로 772명을 선발하는데, 모집인원의 50%는 학생부 20%, 논술 80%의 성적으로 우선 선발을 한다.

[표 4] 201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의 반영비율이 높은 전형

[표 5] 201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면접고사의 반영비율이 높은 전형

[표 6] 201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의 반영비율이 높은 전형

[표 7] 2010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 실시 대학과 출제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