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을 가르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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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논술샘 작성일10-12-11 18:26 조회2,68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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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이진샘입니다.
올해도 제가 수업을 전담했던 고3 학생 50명중 벌써 12명이 인서울 대학에 수시 논술전형에
최종합격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3년동안 무려 저 혼자서 80명의 가까운 학생들을 논술로
인서울 대학에 합격시켰네요...........
그야말로 논술계에선 전설적 성과인데..ㅋㅋ 별로 아직 알아주지 않네요..ㅋ.
.왜 그럴까요? 서울에서 내려와 수업받던 학생들의 말이 생각나네요...
선생님 왜 부산에 있어요...??? 서울로 올라 오세요...논신이 되실거예요..ㅋㅋ
합격률로 따지면 생각할 필요도 없는 정말 전국 최고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무엇보다 큰 보람이 있습니다.
예전 잘나가던 카피라이터 생활보다. 대학교수 생활보다 더 보람찬 일...
그건 바로 저의 작은 능력이 바로 아이들에게 꿈을 이루어 줄때입니다.
오늘도 김해에서 이곳 해운대까지 매주 논술을 준비하러 다니던 학생의 합격소식이 왔습니다.
맨 처음 상담때가 기억납니다.
선생님...전 꼭 예술학과에 가고 싶어요..
그런데 홍대 밖에 없어요...제 성적으로 힘들다는건 알지만
그래도 예술학과에 가고 싶어요.
이렇게 자신의 목표가 분명한 학생에겐 내가 상담해 줄 수 있는 건 거의 없습니다.
일단 정시로는 홍익대 예술학과는 힘드니까...수시로 가야 하는데..홍대 수시는 내신40%에 논술 60%.
내신 성적 최대한 올려 40%만점가까이 받고 논술로 승부보자.........는 말밖에...
결국 오늘 수시로 홍대 예술학과에 합격했네요...
꿈을 이루었다며..정말 감사하다는 문자에 내가 더 고맙다는 답을 보냈습니다.
정말 합격해 주어서 고마운 일입니다. 그 먼길을 매주 2회씩, 야자 빠진다고 학교 선생님 눈치보면서
꾸준히 다닌다는건 저에 대한 어지간한 믿음이 없으면 힘든 과정이라는 걸 잘 알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한명의 학생이 전화왔네요..
논술은 다 떨어지고 부산대 수시 에 합격했다고요..
그래도 선생님께 논술 배워서 너무 좋았다고. 보고 싶다고.....
통화중에 가슴이 막막했습니다. 미안함과 고마움...마치 무슨 죄를 지은 사람마냥..
떨어진 아이들을 보면 괜시리 미안하고 그랬는데...저를 더욱 안타깝게 만드네요..
매년 논술의 결과물이 나오는 이 맘때는 수많은 환호와 아쉬움이 함께 합니다.
저희 학원에는 최상위권 부터 최하위권까지 골고루 있습니다.
모의 평균 1등급으로 구성되는sky반에서 부터 수능 포기반까지.
솔직히 모의평균 언수외1등급 학생들은 논술이 아니어도 자신의 실력으로 충분히
명문대학 갈 수 있습니다...그리고 논술 수업도 1주일에 한 번이면 됩니다...
제가 늘 신경쓸 수 밖에 없는 학생들은 바로 수능과 내신 어느 것으로도 대학다운 대학에 갈 수 없는 학생들 입니다.
오직 논술만으로 인서울 대학에 합격할려는 학생들입니다.
논술 100% 전형.....
흔히들 말하는 논술역전이죠...
내신 6등급이 한국외대 경영에 합격한 유진이 처럼...
작년에는 논술100%무려 6명이 합격했습니다.
올해는 더 많은 9명이네요....
그런데도 늘 허전합니다....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닌데...같이 공부하다가 떨어진 아이들..
그 아이들 얼굴 볼 면목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 아이들이 가끔 학원을 찾아 옵니다.
쥬스 한박스 사다 들고..환한 웃음으로 찾아와..그때..논술할 때가 좋았다고...할때면
저는 마치 나쁜짓하다가 들킨 아이처럼 멋적고 괜히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수많은 학원중에서 나를 선택했고
나에게 가장 중요한 대입의 모든 걸 걸었던 아이들...
그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덜 미안해야 하는데.....
그 길은 결국...더 많이 합격시키는 길 밖에 없는데...
마음에 무거운 짐처럼 걸렸던 아이들의 위로가
잠시의 합격자 소식에 오만했던 나를 다시 한번
깨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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